당신의 ‘뒷담화’에 교회는 분열된다 -한국일보


▶ ■ “험담 일삼는 교인은 암같은 존재” 경고
▶ “가십·소문 퍼뜨리는 행위는 자기 과시로 하나님을 중심에 둔 삶이랑은 거리 멀어”

“뒷담화” 그림출처: ifeeltong.org

신뢰는 믿음의 핵심이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삶의 전체에서 통치권을 인정하려면 신뢰가 바탕을 이뤄야 한다. 끊임 없이 의심하고 죄를 짓는 까닭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흔들리고 분열하는 배경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는 성도끼리 서로를 적대시 하고 헐뜯다 보면 공동체는 사실상 쪼개져 버린다. 근거 없는 소문과 가십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가 되지 못하게 만들고, 교인들 간에 신뢰를 파괴하면서 반목과 질시를 높이는 심각한 악행이다.‘거짓 증언하지 말라’는 십계명은 현대생활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라이프웨이 크리스천리소스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지난 1일 교회에서 자행되는 험담과 뒷말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괴력을 블로그를 통해 경고했다. 가십과 루머를 퍼뜨리는 본인은 물론 이를 전하는 교인과 나아가 교회 자체에 결정적 균열을 불러일으키는 암적 요소라는 것이다.

루머와 험담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죄악이다. 한국의 대형교회 예배 모습.


레이너 목사는 교회에서 성도가 뒷소문을 일으키는 악습이 ‘교회의 단결을 파괴하는 교활하고 음흉한 죄’라는 점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그리고 목회와 사역은 모두 다른 사람을 세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뒷담화는 결국 ‘자기를 내세우며 자기를 만족시키려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가십과 소문이 교회와 성도를 돕고 세우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소문이 퍼지면 틀린 사실이라도 바로잡기가 아주 힘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뒷말과 험담은 목표가 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레이너 목사는 강조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남에 관한 루머를 전한다면, 그 사람은 바로 ‘당신’의 소문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뒷말과 험담은 교회 안에서 매우 악하고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교회는 하나님은 물론 교인들 사이에서도 상호 신뢰를 쌓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레이너 목사는 권유했다. 남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험담을 주고받는 게 부끄럽게 여겨지며 서로 허용하지 않도록, 신뢰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렐러번트매거진(RM)은 교회 안에서 횡행하는 험담과 뒷소문에 관해 근본적인 죄악이 숨어 있다고 경계했다. 하나는 우월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상숭배라는 것이다.

‘최고의 기독교인’으로 꼽히는 C.S.루이스는 우월감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이며, 궁극적인 죄악”이라고 단언했는 것이다. 우월감과 자만심을 가진 사람은 항상 다른 사람과 상황을 자신보다 낮게 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뒷말을 퍼뜨리는 사람의 심리적 배경에는 험담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을 얻고, 안도감을 찾으려는 동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세우고 살아가는 비신앙적인 삶이며, 자기가 우상화된 행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김대리의 뒷담화] 외톨이처럼 조용한 K 과장… 사람과 부대끼는 직장생활이 그에겐 戰爭 [조선일보 기사]

K 과장은 조용하다. 사무실에서는 업무적인 대화 외엔 말이 없고, 다른 사람의 농담에도 소리 없이 혼자 씩 웃을 뿐이다. 회사에서 특별히 친분을 주고받는 관계가 없어 고민을 상담할 선배도, 고민 상담을 해오는 후배도 없다. 온종일 사무실 파티션 안에 틀어박혀 있고, 업무가 끝나면 언제나 집으로 직행하니 ‘사내 정치’는 남 얘기일 뿐이다.

다만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은 늘 그에게 팀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긴다. 어떤 일을 맡겨도 최단 기간 안에 최대한 결과를 도출하니 K 과장은 팀장이 가장 신뢰하는 직원이고, K 과장의 업무에 대해서라면 팀장은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는다. 사소한 업무에도 팀장의 간섭과 꾸지람을 받는 다른 직원들에겐 부러움 대상이자, 좋은 험담 대상이기도 하다.


어느 날 술자리. 누군가가 K 과장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K 과장은 진짜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몰라. 직장 생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좀 사람들하고 어울리기도 해야지, 아무리 일 잘해도 회사에서 자기 일만 하고 집에 가면, 선배 대접 제대로 못 받는다.” 그저 그런 타박이 오가고 있을 때, P 과장이 슬쩍 끼어든다. “다들 잘 모르면 조용히 해. K 과장, 정신과 치료 받으러 다녀.”

P 과장이 팀장으로부터 조심스럽게 들은 얘기에 따르면, K 과장은 오랫동안 정신과에서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워낙 내성적이지만, 어쨌든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먹고살아야 하는 직장 생활은 그에겐 하루하루가 조용한 전쟁이었던 것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회사에서 주어진 일만 열심히 처리해 나가고 싶었지만, 자신과 같은 성격이 조직 생활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그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겨 주었다. 사실 팀장이 K 과장에게 특별한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도 K 과장의 상황을 감안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저 훌륭한 업무 능력만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직장 생활이다. 필요 이상의 인간관계와 일정 수준의 사교 능력까지 요구하는 회사에서, 혼자 조용히 자신과 전투를 치르고 있는 우리 주변의 많은 K 과장을 응원한다. 내성적인 성격은 죄가 아니다.   회사원 김준(필명·에세이스트)